경상남도가 북극항로 시대를 대한민국 해양산업의 ‘새로운 기회의 창’으로 규정하며, 부산·울산·경남(부울경) 공동 대응 전략 마련에 본격 나섰다.
24일 부산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BPEX)에서 열린 ‘북극항로 시대 부울경 공동 대응전략 마련 정책 포럼’에서 경남도는 기능 분담과 협력을 통한 글로벌 해양경제권 도약 비전을 제시했다.
“기회이자 도전”… 북극항로의 양면성
박완수 도지사는 “북극항로는 대한민국에 거대한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유빙 사고와 극한 기후, 쇄빙선 호송 비용, 높은 보험료 부담 등 위험요소도 공존한다”며 “기회와 위험을 동시에 관리하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포럼은 ‘대한민국의 새로운 길, 북극항로’를 주제로 개최됐다. 기후변화로 북극해 해빙이 빨라지면서 북극항로가 새로운 상업 운송로로 부상하자, 부산광역시·울산광역시·경상남도가 공동 전략 수립에 나선 것이다.
실제 북극항로 물동량은 2015년 543만 톤에서 2024년 3,790만 톤으로 증가했으며, 2035년에는 2억2천만 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극지 운항 선박 수요도 2025년 100척에서 2040년 363척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싱가포르 모델 언급… “부울경이 준비해야”
박 지사는 남방항로 시대의 성공 사례로 싱가포르를 언급했다. 말라카 해협을 기반으로 환적 허브로 성장하고, 벙커링 산업과 글로벌 항만운영 역량을 결합해 금융·무역·제조업까지 확장한 전략을 본보기로 제시했다.
그는 “남방항로 시대에 싱가포르가 중심이었다면, 북극항로 시대에는 부울경이 그 역할을 준비해야 한다”며 “정권 변화와 무관하게 국가 차원의 해양·금융도시 육성 의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울경 4대 전략 축 제시
경남도는 북극항로 대응 전략을 ▲항만 ▲조선 ▲관광·비즈니스 ▲금융 등 네 가지 축으로 제안했다.
① 항만: 진해신항·AI 자동화 고도화
항만 분야에서는 진해신항을 66개 선석 규모로 확충하고, AI 기반 디지털 자동화 시스템을 고도화해 선석 생산성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밝혔다. 친환경 연료 벙커링 인프라 확충도 병행해 글로벌 선박 유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② 조선: 극지 특수선박·MRO 특화
조선 분야에서는 부울경에 집적된 역량을 바탕으로 극지 운항 특수선박 건조와 수리(MRO) 산업을 특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극항로 운항 선박이 부산·경남을 정비 거점으로 활용하도록 체계를 갖추고, 조선 기자재 클러스터 조성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③ 관광·비즈니스: 남해안 복합도시 구상
관광·비즈니스 전략으로는 컨벤션, 쇼핑, 숙박, 리조트를 결합한 글로벌 복합도시 조성이 제시됐다. 남해안 자연환경을 기반으로 국제 관광·비즈니스 허브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④ 금융: 해운·조선 특화 금융 육성
금융 분야에서는 해운·조선 특화 금융을 지역 중심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금융 기능의 분산과 집적을 통해 해양산업 경쟁력을 뒷받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경쟁 아닌 역할 분담”… 하나의 시스템 강조
박 지사는 “부울경은 경쟁 구도가 아니라 기능을 나누는 하나의 시스템으로 움직여야 한다”며 “항만·조선·관광·금융을 축으로 글로벌 도시 경쟁력을 갖춘 국제 해양경제권으로 도약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해양수산부 관계자와 학계·산업계 인사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부산은 ‘글로벌 해양허브도시’, 울산은 ‘북극항로 에너지 허브도시’ 비전을 각각 제시했으며, 2부에서는 해양·항만 전문가 패널토론이 이어졌다.
북극항로는 단순한 항로 개척이 아니라 산업 지형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 부울경이 ‘각자도생’이 아닌 ‘역할 분담’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가 북극항로 시대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보인다.
[비즈데일리 장대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