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으로 세상을 바꾼다’는 신념이 현실이 됐다.
서울디자인재단(대표이사 차강희)이 주최한 **‘서울디자인어워드 2025’**가 10월 24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성황리에 열리며, 지속가능한 미래를 제시하는 글로벌 디자인 축제의 장을 완성했다.
■ 전 세계 74개국, 941개 프로젝트 참여…지속가능한 디자인의 현재와 미래
올해 어워드는 **UN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바탕으로 ▲건강과 평화 ▲평등한 기회(유니버설디자인) ▲에너지와 환경(업사이클·리사이클) ▲도시와 공동체 등 네 분야에서 총 74개국 941개 프로젝트가 출품됐다.
이는 단순한 ‘예쁜 디자인’이 아닌, 환경·사회·경제적으로 지속 가능한 디자인의 중요성을 전 세계적으로 입증한 결과다.
■ 대상, 미국·나이지리아의 ‘자자 에너지 허브’
올해 대상은 미국과 나이지리아가 공동 개발한 **‘자자 에너지 허브(Zaza Energy Hub)’**가 수상했다.
이 프로젝트는 나이지리아 농촌 지역의 전력 불안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태양광 허브와 충전식 배터리 생태계를 구축한 혁신적인 디자인이다.
현지 주민들은 소액으로 배터리를 대여해 조명, 휴대폰, 선풍기 등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지역 재료와 인력을 활용해 제작돼 경제적 효과까지 거두었다. 수상자 **마디스 배글리(Mardis Bagley)**는 “서울에서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평가받게 돼 영광”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 TOP10 프로젝트, 전 세계가 공감한 사회적 디자인
대상을 제외한 나머지 9개 프로젝트가 최우수상을 차지했다.
중국의 ‘Desert Ark(사막의 방주)’, 인도의 ‘Golden Feathers(재생 깃털 섬유)’, 대만의 ‘The Borrowing Project(순환의 전시)’, 덴마크의 ‘Soft Solids Lighting(되살아난 빛)’, 멕시코의 ‘The City of Indigenous Arts(원주민 예술 도시)’, 핀란드의 ‘Alusta Pavilion’, 호주의 ‘Crafted Liberation(해방의 좌석)’ 등 세계 각국의 지속가능 디자인 프로젝트가 포함됐다.
또한 컨셉상에는 한국의 **‘나무껍질 바코드(Bark-Code)’**와 영국의 **‘블루가든(Blue Garden)’**이 선정됐다. 두 작품 모두 기후 위기에 대응하며, 자연과 인간의 균형을 모색하는 디자인으로 주목받았다.
■ 세계 최초 ‘라이브 심사’ 도입, 시민과 함께 만든 대상
올해 처음 도입된 ‘라이브 심사(Live Jury)’는 심사위원 평가와 시민 투표가 동시에 진행되는 새로운 방식으로, 관객 참여를 극대화했다.
현장을 찾은 시민들은 TOP10 프로젝트의 프레젠테이션을 직접 보고 실시간으로 투표에 참여해 대상을 함께 선정했다.
심사위원단에는 인도 디자인정책 리더 프라디윰나 브야스, 지속가능 디자인 석학 에치오 만지니, 이탈리아 ADI 뮤지엄 관장 안드레아 칸첼라토, 베를린디자인위크 대표 알렉산드라 클라트 등 13인의 글로벌 디자인 리더가 참여했다.
브야스 위원장은 “디자인이 사회 전반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을 시스템적 관점에서 평가했다”고 밝혔고, 만지니 교수는 “서울디자인어워드는 도시가 직접 주최하는 유일한 지속가능 디자인 어워드로, 국제적 성장 속도가 놀랍다”고 평했다.
■ 한국 디자이너 2팀 수상, 기술과 철학의 결합
국내 디자이너의 활약도 돋보였다.
TOP10에 오른 오환종 디자이너의 ‘라디스 음용수 UV 살균기’는 세계 최초의 병뚜껑형 UV 살균기로, 라오스 농촌 마을에 보급된 후 수인성 질환 발생률을 58%나 낮추며 주목받았다.
또한 서한주 디자이너의 ‘나무껍질 바코드’는 나무를 3D 스캔해 벌목 없이 탄소 배출권을 획득할 수 있도록 한 기술로, 지속가능성과 실용성을 겸비한 혁신 솔루션으로 평가받았다.
■ 글로벌 콘퍼런스·전시·이벤트로 완성된 디자인 축제
시상식 전 열린 국제 디자인 콘퍼런스에서는 4개 세션(건강과 평화, 평등한 기회, 에너지와 환경, 도시와 공동체)을 중심으로 세계 각국의 디자인 리더들이 인사이트를 공유했다.
현장에서는 2025년 본선 진출작과 컨셉상 수상작, 2024년도 우수작 전시가 함께 진행돼 참가자들이 직접 프로젝트를 체험할 수 있었다.
경품 이벤트와 참여형 프로그램도 마련돼, 디자인을 단순한 전시가 아닌 ‘참여와 체험의 축제’로 확장했다.
■ “디자인은 세상을 바꾸는 힘”
차강희 서울디자인재단 대표이사는 “서울디자인어워드는 디자인이 세상을 바꾸는 실질적 플랫폼으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설계하는 세계의 언어로 확장되고 있다”고 말했다.
2019년 시작된 서울디자인어워드는 현재 ‘건강과 평화’, ‘평등한 기회’, ‘에너지와 환경’, ‘도시와 공동체’ 등 4개 분야에서 지속가능 디자인의 세계적 기준을 제시하는 어워드로 성장했다.
서울디자인어워드는 단순히 ‘멋진 디자인’을 뽑는 행사가 아니다. 세상을 바꾸는 디자인의 힘, 그리고 그 변화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디자인이 곧 사회적 언어가 되는 시대, 그 중심에 서울이 서 있다.
[비즈데일리 장경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