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가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을 기반으로 도민이 주도하는 ‘에너지 민주주의’ 실현에 속도를 낸다. 생산과 소비의 주체를 도민으로 확장해, 지역이 스스로 설계하고 이익을 공유하는 에너지 전환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 도민 200여 명 한자리에…‘제주형 분산에너지’ 해법 모색
제주도는 28일 제주농어업인회관에서 도민과 전문가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주형 분산에너지 확산 도민 토론회’**를 열었다.
발제–라운드테이블–질의응답으로 이어진 이날 논의는 주민 주도 에너지 전환과 지속가능한 분산에너지 활성화에 초점을 맞췄다.
■ “소비자에서 생산자로”…에너지 프로슈머의 시대
이호근 연세대 교수는 ‘에너지 민주주의의 의미와 제주 실현 방안’을 주제로, 재생에너지 확산에 따른 에너지 분권화와 에너지 프로슈머의 중요성을 짚었다.
그는 호주 에너지 IT기업 파워렛져의 블록체인 기반 전력거래 플랫폼을 사례로 들며, 구매자는 더 저렴하게 전력을 사용하고 생산자는 기존 매입가보다 높은 수익을 얻는 상생형 거래 구조를 제시했다.
아울러 ‘탄소없는 섬’ 비전 달성을 위해 ▲시민참여형 에너지 거버넌스 제도화 ▲출력제어 해소를 위한 VPP·ESS 등 유연성 자원 확보와 공정 보상체계 ▲화석연료 종사자·에너지 취약계층을 위한 정의로운 전환 기금 조성을 제안했다.
■ “갈등의 원인은 구조”…도민참여 2.0 전략
윤태환 루트에너지 대표는 전국 520여 개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경험을 토대로 **‘제주형 도민참여 2.0’**을 발표했다.
그는 “재생에너지 사업의 90% 이상이 주민 갈등으로 지연되거나 좌초된다”며, 원인을 참여 순서와 구조에서 찾았다.
해법으로 ▲사업 초기부터 도민 공동 설계 ▲거리 기반 소득 분배 ▲전 과정 투명성 강화를 제시하며, 이를 조례로 명문화하고 시범을 거쳐 3년 내 제주 전역 표준 모델로 정착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 “보온병 같은 집”…패시브하우스로 체감 전환
윤태권 엔진포스 건축사무소 소장은 패시브하우스 사례를 통해 “에너지가 새지 않게 설계한 주택은 난방비를 최대 90%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도내 11만여 가구에 적용 시 연 620억 원(가구당 56만 원) 절감 효과가 기대되며, **패시브(절약) + 액티브(히트펌프 등 생산)**를 결합하면 더 많은 도민이 전환 효과를 체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도민이 공동설계자”…주민 주도 전환 선언
발제 후에는 김인환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주재로 오영훈 지사와 전문가들이 라운드테이블을 진행했다.
오 지사는 “에너지 민주주의의 핵심은 도민이 소비자에서 생산자이자 공동설계자로 전환하는 것”이라며 “도민의 힘으로 이루는 에너지 대전환을 제주가 가장 먼저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사업 초기부터 도민이 참여하고, 바람으로 소득을 얻는 구조를 만들겠다”며 제주형 모델 완성을 약속했다.
■ 분기별 대토론회·거버넌스 출범…실행력 강화
제주도는 토론회에서 나온 제안을 제주형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세부 실행계획에 반영하고, 분기별 도민 대토론회 개최와 에너지 거버넌스 출범 등 참여형 정책을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분산에너지는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참여의 설계다. 제주가 ‘도민이 만드는 에너지 전환’의 표준을 제시해, 갈등을 줄이고 이익을 공유하는 모델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
[비즈데일리 장대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