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재산처가 아세안(ASEAN) 지역 내 K-브랜드 보호 강화를 위해 본격적인 외교 행보에 나섰다. 지식재산처는 최근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의 지식재산 당국, 그리고 아세안 사무국과 연이어 고위급 회담을 갖고, 상표 보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담은 2027년 ‘한-아세안 상표전문가회의’ 개최를 목표로, 아세안 내 영향력이 큰 국가들과 사전 공감대를 형성하고 협력 기반을 다지기 위해 추진됐다.
그동안 ‘불닭볶음면’, ‘부산어묵’ 등 한국을 대표하는 브랜드들이 해외에서 현지인에 의해 상표가 선점된 뒤, 뒤늦게 무효 소송 등 법적 분쟁을 통해 되찾는 사례가 반복돼 왔다. 이러한 방식은 기업 입장에서 막대한 시간과 비용 부담을 감수해야 하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지식재산처는 이 같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후 대응이 아닌 사전 예방이 핵심이라고 판단했다. 즉, 아세안 각국의 상표 심사 단계에서 타국의 저명 상표 정보를 미리 인지하고 심사에 반영하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식재산처 대표단은 2월 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인도네시아 지식재산청 및 아세안 사무국과, 이어 2월 4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베트남 지식재산국과 각각 실무 협의를 진행했다.
회의에서 한국 측은 K-브랜드 무단 선점의 실태와 피해 사례를 공유하며, 이를 제도적으로 예방하기 위한 방안으로 ‘한-아세안 상표전문가회의’ 설립을 공식 제안했다. 이 회의체를 통해 각국 상표 심사관들이 저명 상표 정보를 공유하고, 심사 기준을 상호 이해할 수 있는 협력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대해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아세안 사무국 측도 자국 내에서도 지식재산권 침해 문제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에 공감하며, 한국과의 협력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참석 기관들은 2027년 상표전문가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향후 구체적인 실무 논의를 이어가기로 합의했다.
이춘무 지식재산처 상표디자인심사국장은 “이번 인도네시아·베트남 방문은 아세안 지역에서 우리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지키기 위한 적극행정의 출발점”이라며 “한-아세안 상표전문가회의가 차질 없이 출범해 우리 기업이 안심하고 수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K-브랜드의 글로벌 경쟁력은 제품 품질뿐 아니라 이름을 지키는 힘에서 완성된다. 사후 분쟁보다 사전 예방에 초점을 맞춘 이번 행보가, 아세안 시장에서 한국 브랜드의 신뢰도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전환점이 되길 기대한다.
[비즈데일리 장대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