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이 국경을 넘는 불법자금 이동의 새로운 통로로 부상한 가운데, 제도적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국회 논의가 본격화됐다. 초국가범죄 대응을 위해 외환·가상자산 규제 체계의 재정비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 가상자산, 초국가범죄의 ‘새로운 통로’ 되나
관세청은 최기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공동으로 2월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초국가범죄와 가상자산: 국경을 넘어선 불법 자금 흐름 대응’ 정책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가상자산을 활용한 국경 간 송금이 초국가범죄 수익금의 이동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 관련 정책과 제도 개선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 “편의성 뒤에 숨은 익명성…불법 거래 증가”
가상자산은 송금이 빠르고 간편하다는 장점으로 새로운 국제 자금 이동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익명성과 비대면성을 악용한 불법 거래 역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관세청은 무역·외환 분야 불법 거래를 단속하는 기관으로서, 가상자산을 이용한 조직적 환치기와 재산 국외도피 등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 왔다. 최근 5년간 관세청이 적발한 가상자산 이용 불법 외환거래 규모는 13조 7,368억 원에 달한다.
■ 외국환 수준 관리체계 필요성 제기
최기상 의원은 가상자산에 대해 외국환에 준하는 관리체계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건전한 거래질서를 해치는 행위를 차단하고 규제의 합리화를 추진하기 위해 외국환거래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2025년 10월) 한 바 있다.
최 의원은 “가상자산이 초국가범죄의 새로운 통로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은 더 이상 부인하기 어려운 현실”이라며 “이번 논의가 안전하고 투명한 가상자산 거래 질서를 만드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전문가들 “모니터링·신고의무 구체화 시급”
세미나에는 학계·법조계·업계 전문가들이 참여해 다양한 해법을 제시했다.
첫 발제자로 나선 정영기 변호사(김·장 법률사무소)는 “불법 외환거래 수법이 점점 고도화되고 있다”며 “가상자산 거래 모니터링을 구체화하고 이를 뒷받침할 제도적 기반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발제를 맡은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가상자산 지급결제 시장의 구조와 자금세탁방지 의무를 설명하며, 스테이블코인을 외국환거래법상 지급수단으로 명확히 규정하고 해외 송금·결제 시 신고·보고 의무를 부과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 “경제의 기둥, 외환질서 지켜야”
이명구 관세청장은 “외환 제도는 경제라는 건물을 떠받치는 핵심 기둥”이라며 “관세청은 유관기관과의 협력체계를 강화해 가상자산을 이용한 초국가범죄를 근절하고, 경제 질서를 굳건히 지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가상자산은 혁신이자 동시에 위험이다. 규제의 빈틈을 방치하면 범죄는 가장 빠르게 파고든다. 이번 논의가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비즈데일리 장대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