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동남권 첨단 암 치료 특화도시 조성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시는 11월 3일 오전 11시 해운대 그랜드 조선 부산에서 ▲기장군 ▲동남권원자력의학원 ▲부산과학기술고등교육진흥원과 함께 **‘양성자치료센터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 수도권 편중 해소…“부산, 첨단 암 치료의 새로운 중심으로”
이번 협약은 기장군 동남권방사선의과학산단 내 동남권원자력의학원에 양성자치료시설을 도입해 수도권에 집중된 암 치료 인프라를 분산시키고, 지역 완결형 암 치료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것이다.
협약식에는 박형준 부산시장과 정종복 기장군수, 이진경 한국원자력의학원장, 이창훈 동남권원자력의학원장, 김영부 부산과학기술고등교육진흥원장이 참석했다. 참석 기관들은 ▲양성자치료센터 구축 사업 추진 ▲지역 맞춤형 암 치료 체계 확립 ▲소아·난치암 전문 치료기반 강화 ▲지역 의료산업 일자리 창출 및 경제 활성화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 양성자치료, 암세포만 정밀 타격하는 첨단 기술
양성자치료는 기존 방사선치료보다 주변 정상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사멸시키는 첨단 입자선 치료법이다. 특히 소아암·뇌종양·간암·폐암·전립선암 등 고형암 치료에서 탁월한 효과를 보이며, 부작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현재 국내에는 ▲국립암센터(고양) ▲삼성서울병원(서울) 단 두 곳만이 양성자치료센터를 운영하고 있어, 지역 환자들의 접근성이 낮고 치료 지연으로 인한 생존율 격차가 문제로 지적돼 왔다. 부산시는 “연간 약 8만 건의 방사선치료 중 10%가량이 양성자치료 대상이지만, 실제 치료 가능한 환자는 약 1,500명에 불과하다”며 “부산에 치료 인프라가 구축되면 지역 환자들의 원정 치료비 절감과 의료 형평성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중입자치료·유전자세포치료 연계, ‘세계 최초 암치료 클러스터’ 기대
부산 기장군에는 현재 서울대병원 중입자치료센터가 건립 중이며, 이번 양성자치료센터가 완공되면 중입자치료–양성자치료–유전자세포치료를 아우르는 세계 최초의 입자치료 복합 단지가 완성된다.
양성자치료는 성장기 소아와 초기 암 환자, 중입자치료는 재발성·난치성 암 환자에게 적용해 각 환자의 상태에 맞는 정밀 맞춤형 치료가 가능해진다. 또한 방사성의약품 제조, 첨단재생의료, 유전자세포치료 등 암 치료 전주기 산업 생태계가 함께 조성돼 의료산업 경쟁력 강화와 의료관광 활성화 효과도 기대된다.
■ 연구·산업 동반 성장…“동남권 방사선의과학 클러스터로 발전”
협약식 이후 열린 **‘제5차 미래기술혁신 포럼’**에서는 ‘입자치료로 잇는 지역완결의료, 동남권방사선의과학 클러스터 미래 전략’을 주제로 입자선 치료 기술 발전과 산·학·연 협력 방안에 대한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양성자치료 도입은 단순한 의료시설 확충이 아니라 부산을 세계적인 암 치료 허브로 도약시키는 전환점”이라며 “중입자·유전자세포치료와 연계된 입자치료 복합 클러스터는 세계 최초의 모델로, 의료산업 성장과 의료관광 활성화를 동시에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의 ‘양성자치료센터 구축’은 단순한 병원 확충이 아닌 첨단 의생명산업 중심지로 가는 핵심 전략이다. 수도권 편중 의료구조를 깨고, 과학기술 기반의 지속 가능한 지역 의료 혁신을 실현하는 첫걸음으로 주목된다.
[비즈데일리 이정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