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사모펀드(PEF) 어피니티 에쿼티 파트너스 리미티드의 롯데렌탈 지분 63.5% 인수 계획을 불허했다.
이번 결정은 국내 렌터카 시장에서 1·2위 사업자인 롯데렌탈과 SK렌터카가 동일한 사모펀드의 지배 아래 놓이는 구조를 막기 위한 조치로, 공정위는 해당 결합이 가격 인상 등 경쟁 제한 우려가 크다고 판단했다.
■ 렌터카 1·2위 ‘사실상 한 회사’ 되는 결합…공정위 “시장 왜곡 우려”
어피니티는 이미 2024년 8월 SK렌터카를 인수한 바 있다. 이번 롯데렌탈 인수까지 완료될 경우, 국내 렌터카 시장의 상위 두 기업이 모두 동일한 사모펀드의 지배를 받게 되는 셈이다.
공정위는 이를 “실질적인 경쟁 소멸”로 판단, 시장 구조 악화와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결합 금지 결정을 내렸다.
■ 단기·장기 렌터카 시장 모두 경쟁 제한 가능성 높아
공정위는 렌터카 시장을 **단기(1년 미만)**와 **장기(1년 이상)**로 구분해 별도로 심사했다.
단기 렌터카 부문에서 롯데렌탈과 SK렌터카는 내륙 29.3%, 제주 21.3%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확고한 1·2위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전국 단위 영업망·IT 인프라·브랜드 인지도·중고차 연계 서비스 등에서 중소업체보다 월등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어, 결합 시 시장 독점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공정위는 지적했다.
특히 제주 지역은 렌터카 총량제로 신규 진입이 제한된 만큼, 경쟁사 출현 가능성이 극히 낮아 독과점 심화 우려가 더욱 크다고 밝혔다.
■ 장기 렌터카 시장도 유사한 구조
장기 렌터카 시장에서도 롯데렌탈과 SK렌터카는 점유율 합계 **38.3%**로 5년째 30% 후반대를 유지하며 사실상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공정위는 캐피탈사나 중소 렌터카 업체들이 존재하긴 하지만, ‘본업비율 제한’ 규제로 차량 확장 제약, 정비·중고차 연계 부재, 자금 조달력 부족 등의 이유로 실질적인 경쟁 압력으로 작용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양사 결합 시 가격 인상과 중소업체 퇴출 가속화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 공정위 “행태적 조치로는 한계…구조적 금지가 유일한 해법”
공정위는 “이번 결합은 경쟁제한성이 높고, 시장 대체 경쟁자 출현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서 **구조적 조치(결합 금지)**를 택했다고 설명했다.
가격 인상 제한이나 시정명령 같은 행태적 조치로는 지속 효과를 담보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사모펀드 특성상 단기 보유 후 재매각(buyout) 전략이 일반적인 만큼, 시장 지배력 확대 후 고가 매각 가능성도 우려 요인으로 꼽혔다.
■ “시장 독과점 차단…소비자·중소업체 보호의 신호탄”
공정위는 이번 조치가 “대기업 간 결합으로 인한 시장 왜곡을 원천 차단하고, 소비자 피해를 예방한 사례”라며 의의를 밝혔다.
또한 사모펀드가 단기간 내 경쟁 사업자들을 연속 인수하는 행위를 견제함으로써, 건전한 시장 경쟁질서 확립의 기준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결정은 공정위가 ‘시장 구조의 장기적 경쟁성’을 우선한 상징적 조치로 평가된다. 렌터카 시장뿐 아니라, 사모펀드의 연속 인수를 통한 시장 지배력 확대에 대한 경고의 의미도 크다. 단기적 효율보다 시장 생태계의 건강한 균형을 중시한 이번 판단이 향후 유사 사례의 기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비즈데일리 유정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