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구가 정부가 발표한 **‘용산국제업무지구 주택 1만 호 공급안’**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하며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자치구와 주민에 대한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공개된 방안이라는 이유에서다.
용산구는 29일 “주택 공급 정책은 주거환경뿐 아니라 교육·교통·기반시설 전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데도, 정부는 공식 협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며 “이는 기본적인 행정 절차를 무시한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 “교육·교통 감당 불가… 기반시설 없는 물량 확대”
용산구는 한남뉴타운 등 대규모 정비사업이 이미 진행 중인 상황에서 국제업무지구에 추가로 1만 가구가 유입될 경우, 학교·통학 여건 악화, 교통체증 심화, 생활 SOC 부족 등 생활권 전반의 부담이 급증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특히 정부안에는 학교·도로·교통대책 등 필수 기반시설 확보 방안이 충분히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으며, “기반시설 대책 없는 물량 중심 접근은 전형적인 난개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 “국제업무지구에 닭장식 고밀 주거… 취지 훼손”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약 46만2,000㎡(약 14만 평) 부지에 국제업무·상업·컨벤션·문화·숙박 기능을 집적하는 국가전략사업이다.
용산구는 이 공간에 1만 가구의 고밀 주거를 배치할 경우, 업무·상업 기능 위에 주거가 중첩돼 국제업무지구의 전문성과 도시 기능이 훼손될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주민들 사이에서도 “글로벌 경제도시를 만든다면서 아파트만 빽빽이 넣겠다는 것이냐”는 반발이 커지고 있으며, 지역 커뮤니티에는 ‘1만 호 공급 반대’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 “서울시 8천 호엔 공감… 정부는 일방 통보”
앞서 용산구는 국제업무지구의 기능 유지를 전제로 주거 비율 40% 이내, 약 8,000호 수준이 적정하다는 입장을 서울시와 공유해 왔다. 그러나 이번 정부 발표에는 이러한 논의 과정과 현장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게 용산구의 주장이다.
구는 “자치구·주민 협의 없는 물량 통보는 민의를 반영한 정책이 아니라 일방적인 통제”라고 비판했다.
■ “기계적 물량 확대는 신속화가 아니라 지연”
용산국제업무지구는 광역교통망과 연계된 대규모 복합개발 사업이다. 용산구는 주택 물량을 기계적으로 늘릴 경우 토지이용계획 변경, 각종 영향평가 재실시, 이해관계자 재협의로 이어져 오히려 사업 지연과 시장 신뢰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정부가 내세운 ‘도심 주택공급 신속화’ 기조와도 배치된다는 주장이다.
■ “용산, 다른 대안으로도 충분한 공급 가능”
용산구는 국제업무지구 고밀 개발이 아니더라도 도시개발·정비사업과 유휴부지 활용만으로 최대 1만8,000여 호 공급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용산도시재생혁신지구, 용산유수지, 수송부 부지 등 대체 가능한 공급 대안이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 “절차 무시한 밀어붙이기, 수용 불가”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주거 공급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용산국제업무지구는 대한민국 미래 국제경쟁력을 좌우할 국가전략사업”이라며 “자치구와 주민 협의 없는 밀어붙이기식 물량 확대는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교육·교통·생활환경에 대한 종합적 검토 없이 주택 수만 늘리는 방식은 갈등과 난개발만 키울 뿐”이라며 “국제업무지구가 본래 취지에 맞는 글로벌 업무 거점으로 조성될 수 있도록 구민 입장을 끝까지 대변하겠다”고 강조했다.
주택 공급은 숫자가 아니라 도시의 미래를 설계하는 문제다. 절차와 합의 없는 물량 확대는 속도가 아니라 지연을 낳는다. 용산국제업무지구가 ‘주거 밀집지’가 아닌 ‘국가 경쟁력의 심장’으로 남기 위해, 지금 필요한 건 협의와 설계다.
[비즈데일리 장대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