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간 산업단지 조성에 제약이 많았던 이천 지역에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산업시설용지 공급의 길이 열렸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현장을 찾아 반도체 산업시설 확충과 전문 인력양성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혔다.
■ 김동연 지사, 이천 반도체 소부장 기업과 간담회
경기도가 추진 중인 ‘민생경제 현장투어’의 15번째 방문지로 김동연 지사는 이천시 ㈜유진테크를 찾아 반도체 소부장 기업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김 지사는 “국토부와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자연보전권역 내 연접개발 지침을 18년 만에 개정했다”며 “이천 지역 산업단지 사업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40년 묶인 규제 풀려…산업단지 조성 ‘파란불’
이천시는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따라 1983년 이후 일정 규모 이상의 공업용지 조성이 제한돼 왔다.
하지만 김 지사가 지난해 발표한 **‘경기동부대개발 추진계획’**을 계기로 규제 완화 논의가 본격화됐다.
경기도는 국토부와의 협의를 통해 올해 1월 ‘자연보전권역 내 연접개발 적용지침’ 개정을 이끌어냈다.
이 지침에는 수도권 동부 지역이 난개발 정비계획을 수립하는 경우, 최대 30만㎡까지 산업단지 조성 가능하도록 허용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기존에는 자연보전권역 내에서 최대 6만㎡까지만 산업단지 조성이 가능했지만, 개정 이후 여러 부지를 묶어 클러스터 형태로 최대 30만㎡까지 개발이 가능해진 것이다.
■ 여주 가남산단 클러스터 통과…이천도 검토 착수
경기도와 여주시는 올해 4월 ‘여주 가남 일반산단 클러스터 조성안’을 수도권정비위원회에 제출해 6월 심의를 통과했다.
이 사업은 오는 11월 산업단지계획 심의를 거쳐 내년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경기도는 이천 역시 인근 여주 사례를 참고해 산업단지 클러스터 조성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 현장 기업들 “면적 제한 완화, 산업 경쟁력 강화의 계기”
이날 간담회에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협력사를 포함한 다수의 반도체 소부장 기업들이 참석했다.
박진 비씨엔씨㈜ 전무는 “이천은 개발 제한이 많아 비효율이 컸는데, 이번 면적 확대는 산업 전반에 의미 있는 변화”라고 말했다.
또 김봉학 ㈜밸류엔지니어링 상무는 “전문 인력 충원이 어렵다”며 “중소기업도 참여할 수 있는 반도체 전문 인력양성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정일 테크센드포토마스크㈜ 대표는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는데 시설 확충에 제약이 많다”며 “이천이 첨단 반도체 산업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해달라”고 건의했다.
■ 김동연 “직주락(職住樂) 실현, 기업 중심 지원 강화”
김 지사는 “인력양성 못지않게 이직률 완화와 근로환경 개선이 중요하다”며 “이천에도 주거·교통·인프라를 함께 갖춘 ‘직주락’형 산업클러스터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해외 진출을 추진하는 소부장 기업들이 **GBC(경기비즈니스센터)**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공급자 중심의 행정이 아닌 기업 수요 중심 지원체계를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천의 규제 완화는 단순한 산업단지 확대를 넘어 경기 동부권 균형발전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 규제 개혁의 결실이 실제 투자와 고용 확대로 이어지려면, 행정 지원과 인력양성 정책이 함께 가야 한다.
[비즈데일리 최진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