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달러화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을 대규모로 발행하며 한국 경제에 대한 국제 금융시장의 신뢰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정부는 2월 5일 총 30억 달러 규모의 달러화 표시 외평채 발행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 3년·5년물 동시 발행…조건은 ‘역대급’
이번 외평채는 3년 만기 10억 달러, 5년 만기 20억 달러로 나뉘어 발행되는 듀얼 트랜치(dual tranche) 구조로 진행됐다.
특히 3년물은 미국 국채 대비 한 자릿수 가산금리(+9bp)로 발행되며, 한국 국채가 세계 최고 수준의 우량 자산으로 평가받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줬다는 평가다. 이는 국제금융시장에서 외화 조달 능력에 대한 우려가 사실상 없다는 점을 수치로 입증한 사례로 풀이된다.
■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신호
미국 국채 대비 10bp 내외의 가산금리는 국제적으로 신용도가 가장 높은 국가나 국제기구와 유사한 수준이다.
이는 한국물(한국 기관이 발행한 외화채)에 따라붙던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상당 부분 해소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글로벌 투자자들의 인식 변화가 뚜렷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 5년물도 최저 가산금리 재경신
5년물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10월 발행 당시 세운 최저 가산금리를 다시 경신하며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한국 경제 전반과 정부의 정책 방향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들의 신뢰와 투자 의사가 빠른 속도로 회복·개선되고 있음을 재확인한 결과로 해석된다.
■ 외환보유액 확충…대외 안전판 강화
이번 발행은 지정학적 긴장, 관세 이슈 등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외환시장 안정 역할을 하는 외환보유액을 선제적으로 확충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30억 달러 단일 발행 규모는 2009년 이후 최대 수준으로, 오는 9월과 10월 만기가 도래하는 기존 외평채 상환 재원도 조기에 확보했다.
■ 치밀한 사전 준비…적기 발행 주효
정부는 시장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지난해 말부터 발행 준비에 착수했다.
글로벌 투자자를 대상으로 그룹콜과 1:1 화상회의를 진행하며 반도체·자동차·조선·방산 등 제조업 경쟁력은 물론, K-컬처와 AI, 자본시장 활성화, 글로벌 지수 편입 등 달라진 한국 경제의 체질을 적극 알렸다.
최근 미국 재정 이슈 완화와 중동 정세 안정 기대 등으로 시장 변동성이 다소 진정된 시점을 포착해 발행에 나선 전략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 선진 발행 방식 정착…민간 조달 여건 개선
이번 외평채는 이전 발행에 이어 SSA(선진국·국제기구 방식) 구조로 성공적으로 발행되며,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한국의 우량 발행자 지위를 한층 공고히 했다.
아울러 국내 기업과 금융기관이 해외에서 외화를 조달할 때 기준점 역할을 하며, 보다 유리한 조건의 자금 조달 환경을 조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외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상황에서도 ‘금리·타이밍·규모’ 세 박자를 모두 잡은 이번 외평채 발행은 한국 금융 신뢰도의 현재 위치를 보여준다. 성과에 안주하기보다, 이를 민간과 실물경제로 확산시키는 후속 전략이 더욱 중요해질 시점이다.
[비즈데일리 장대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