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기관이 개발부담금과 공익사업 보상금을 산정하면서 서로 다른 표준지를 적용해 토지 소유자에게 손해가 발생한 사안과 관련해, 부담금 재산정이 이뤄질 전망이다.
국민권익위원회는 개발부담금과 토지보상금 산정 시 동일한 표준지를 기준으로 재평가할 것을 해당 지방정부에 의견표명했다고 23일 밝혔다.
개발부담금은 ‘높은 지가’, 보상금은 ‘낮은 지가’
토지 2필지를 소유한 ㄱ씨는 2010년 근린생활시설 2개 동을 신축했다. 관할 지방정부는 인근 ‘토지 1’을 표준지로 적용해 개발부담금 8억 원을 산정했다.
그러나 이후 해당 토지가 산업단지 조성사업에 편입되면서 2018년 토지보상금을 산정할 때는 다른 ‘토지 2’를 표준지로 적용했다.
문제는 두 표준지의 여건이 크게 달랐다는 점이다. 개발부담금 산정에 사용된 토지 1은 주도로에 접한 상업용 토지였고, 보상금 산정에 적용된 토지 2는 주도로에서 약 180m 떨어진 주거용 토지였다.
2010년 기준 두 표준지의 공시지가는 2배 이상 차이가 났고, 그 결과 개발부담금은 높게, 보상금은 상대적으로 낮게 산정됐다.
행정소송 기각 후 권익위에 고충 제기
ㄱ씨는 이 같은 산정 방식이 부당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에서 기각됐다. 이후 국민권익위원회에 고충민원을 신청했다.
권익위는 ▲표준지 간 도로 여건 및 토지 이용 현황의 현저한 차이 ▲공시지가 격차 ▲부담금은 높게, 보상금은 낮게 산정된 점 ▲연체 가산금까지 누적된 과도한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
“동일 기준 적용이 공정”…지자체도 수용
권익위는 법원 판결로 확정된 보상금 산정 기준 표준지를 근거로 개발부담금을 다시 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이를 통보받은 관할 지방정부 역시 권익위의 판단이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라고 보고 적극 수용하기로 했다.
김남두 국민권익위원회 고충민원심의관은 “사유재산 평가는 보상 목적이든 과세 목적이든 동일한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며 “서로 다른 기준으로 국민에게 재산상 손해를 입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공정한 평가 기준 확립 기대
이번 의견표명은 부담금과 보상금 산정 과정에서 일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원칙을 재확인한 사례로 평가된다.
행정기관의 재산 평가 기준이 통일될 경우, 유사 사례에서 과도하게 부과된 부담금 조정 가능성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행정의 신뢰는 ‘기준의 일관성’에서 시작된다. 같은 토지를 두고 상황에 따라 다른 잣대를 적용하는 관행은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 이번 결정이 공정 과세의 기준을 바로 세우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비즈데일리 유정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