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질수록 하동은 더욱 빛난다.
섬진강을 따라 물드는 단풍, 황금빛 들녘 위로 익어가는 대봉감, 그리고 강가를 물들이는 축제의 불빛이 어우러지며 ‘가을 하동’만의 풍경이 완성된다.
11월의 하동은 맛과 멋, 쉼이 공존하는 계절의 정원이다.
별맛축제의 풍성한 향연과 악양 들녘을 감싸는 대봉감 장터, 쌍계사와 삼성궁으로 이어지는 단풍길, 금남 케이블카에서 내려다보는 지리산과 섬진강의 절경까지 가을의 하동은 오감으로 즐기는 예술 그 자체다.
■ 하동의 맛과 멋이 어우러지는 ‘별맛축제’
11월 7일부터 9일까지 3일간, 하동읍 비파리 신기로터리 일원에서 ‘하동별맛축제’가 열린다.
올해 축제는 ‘별처럼 반짝이는 하동의 맛’을 주제로, 하동의 특산물과 별미를 한자리에 모은다.
하동 녹차, 재첩국, 하동한우, 감말랭이 등 지역 농·특산물이 다양하게 선보이며, 지역 청년 상인과 주민이 함께 꾸미는 야간 푸드존, 버스킹 공연, 플리마켓도 운영된다.
섬진강 변의 가을 정취를 따라 국악 공연과 차(茶) 향이 어우러지고,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체험 부스까지 더해져 하동의 대표 가을축제로 손꼽힌다.
■ 감빛 물결이 넘실대는 ‘악양 대봉감 장터’
별맛축제가 끝나기도 전인 11월 8~9일에는 악양면 동정호 일원에서 **‘악양 대봉감 장터’**가 열린다.
하동 악양은 전국적인 대봉감 주산지로, 가을이면 들판이 감빛으로 물드는 풍경이 장관이다.
장터는 직거래 방식으로 운영돼 농민은 정당한 가격을 받고, 소비자는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또한 하동군 내 영수증 1만 원 이상 사용 시 감값 5%, 악양면 내 사용 시 10% 할인 이벤트도 진행된다.
이 행사는 귀농·귀촌인과 원주민이 함께 준비한 상생형 축제로, 감 농사 어르신부터 젊은 귀농인들까지 모두가 참여해 지역 공동체의 따뜻한 정을 나눈다.
장터를 둘러본 뒤 ‘박경리 문학관’, ‘최참판댁’을 방문하면 문학과 자연이 어우러진 악양의 매력을 한층 깊이 느낄 수 있다.
■ 황금빛 단풍길의 향연, 화개 ‘쌍계사’
가을 하동의 정취를 만끽하려면 화개면 쌍계사 단풍길을 놓쳐서는 안 된다.
천년 고찰로 향하는 은행나무길은 11월이면 황금빛 터널로 변신하며, 섬진강 물소리와 함께 걷는 길은 그 자체로 힐링이다.
쌍계사 대웅전(보물 제500호), 동종(보물 제1701호) 등 문화유산과 함께, 인근 다원에서 따뜻한 하동녹차 한 잔을 곁들이면 가을의 멋과 쉼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 신비로운 가을의 정원 ‘삼성궁’
악양면 지리산 자락에 자리한 삼성궁은 하동의 영적 명소로 꼽힌다.
단군과 환인·환웅 삼신을 모신 이곳은 수백 개의 돌탑과 조형물이 단풍에 물들며 마치 신화 속 한 장면 같은 풍경을 자아낸다.
붉고 노란 단풍잎이 탑 위로 내려앉고, 햇살이 돌계단을 따라 비치면,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는 듯한 평온이 느껴진다.
■ 가을 하늘 위를 걷다, ‘금남 케이블카’
지리산과 섬진강, 남해 바다가 한눈에 펼쳐지는 하동 금남 케이블카는 가을 여행의 하이라이트다.
총연장 2.3km의 하늘길을 따라 올라가면, 붉은 단풍과 은빛 억새, 푸른 강물이 어우러진 하동의 풍경이 한 폭의 수채화처럼 눈앞에 펼쳐진다.
정상 전망대에서는 운이 좋으면 **운해(雲海)**와 노을빛이 겹치는 장관을 감상할 수 있으며, 카페에서 하동녹차라테 한 잔으로 여유로운 휴식을 즐길 수 있다.
■ 축제·단풍·쉼이 어우러진 하동의 11월
11월의 하동은 ‘축제’와 ‘단풍’, 그리고 ‘여유’가 어우러진 완벽한 가을 도시다.
별맛축제에서 하동의 맛을 즐기고, 대봉감 장터에서 농심을 느낀 뒤, 쌍계사와 삼성궁의 단풍길을 걸으며 금남 케이블카로 절경을 내려다보자.
자연, 문화, 사람의 온기가 어우러진 하동의 가을 그 특별한 계절을 만끽할 수 있는 시간은 바로 지금이다.
하동의 가을은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라, 사람과 자연이 함께 빚어낸 ‘삶의 풍경’이다. 녹차 향과 감빛, 단풍과 강바람이 어우러지는 이 계절에 하동은 그 어느 때보다 아름답다.
[비즈데일리 장경선 기자]













